긴급지원Story

[긴급지원] 아이들의 소리에 더해진 따뜻한 울림

청각장애 아동에게 인공달팽이관 수술로 소리를 찾아주는 것은 아이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그 가정에 희망을 주는 일입니다. 생계의 어려움으로 소리를 포기하고 있던 아이가 소리를 되찾고 듣고, 말하는 모습은 어머니,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테죠.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여전히 그 가정에는 여러 이름의 경제적 어려움이 남아 있습니다. 이혼, 빚, 가장의 갑작스러운 투병, 코로나로 인한 무급 상황, 등등.

 

사랑의달팽이는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주기 위해 가수 강민경님의 후원으로, 경제적 위기 상황에 있는 청각장애 아동 가정 20곳에 생계비와 생활필수품을 전달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포장 기술이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7

띵동! 택배요!
띵동! 택배요!

 

조용했던 사랑의달팽이 사무국에 택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햄, 물티슈, 휴지, 쌀, 귀여운 인형까지. 모두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각장애 아동 가정들에게 전달될 물품들이랍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8

(좌)아동들에게 전달할 인형. (우)자기도 갖고 싶다며 사진 찍는 달팽이

자, 이제 집집마다 보낼 생활필수품 꾸러미를 싸봐야겠죠. 손소독하고,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팔을 걷어붙인 달팽이들이 상자를 조립하고, 물품들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한 명이 물건을 건네주면 다른 한 명이 상자에 넣고, 한 명이 상자를 잡으면 다른 한 명이 테이프를 붙이며 말하지 않아도 척하면 척, 서로 한 몸처럼 힘을 합하다 보니 스무 가정에 보낼 생필품 상자들을 금세 다 만들 수 있었습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9

패스 패스 패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0

가슴이 웅장해지는 완성샷

달팽이 직배송 써비-스

이제 포장한 생필품 상자를 각 가정에 보내야겠죠. 거리가 먼 곳은 택배로 보냈지만, 가까운 몇 곳은 달팽이가 직접 물건을 가져다 드리기로 했습니다.
달봉이(사랑의달팽이 자동차 별명)에 물건들을 싣고, 출발!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1

상자를 들고 가는 달팽이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2

운전 중인 달팽이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3

드디어 도착한 지선(가명)이네 집. 지선이와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지선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생활필수품 상자를 열어서 무엇이 들어있는지 하나하나 설명 드렸습니다.
입 모양이 보이는 투명마스크, 쌀, 휴지, 햄과 참치, 물티슈… 그 사이 지선이는 귀여운 인형을 가장 먼저 챙겼습니다.

 

지선이는 두 살에 열병을 앓고 난 뒤 청력을 잃었지만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통해 소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선이는 생계물품과 인형을 보내준 사람이 가수 강민경 씨라는 소식에 더욱 기뻐했습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4

생필품 상자를 열어보는 중. 지선이는 가장 먼저 인형부터 챙겼습니다.

할머니의 자랑, 지선이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5

지선이 집 거실벽 곳곳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게 누구 그림이냐고 묻자, 할머니께서는 노트를 여러 뭉치 가지고 오셨습니다.

 

“이것 좀 찍어봐요. 이게 다 우리 지선이가 어릴 때 그린 거예요.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배워서 그린 건데, 지금은 훨씬 잘 그리거든. 근데 내가 자꾸 모아놓으니까 부끄럽다고 그림 그리고 바로 찢어버려요.”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6

할머니는 지선이가 그린 그림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 벽에 붙은 지선이의 그림을 보고 이 그림 그린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봤을 정도로 색감도 좋고 미술에 재능이 있는 지선이. 할머니는 지선이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게 소원이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미술학원에 보내질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할머니는 현재 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선이가 그릴 그림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손녀의 그림 묶음은 할머니의 보물 1호입니다.

 

지선이의 재주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워낙 음악을 좋아해 청각장애 아동들로 구성된 합창단에서 9년 동안 활동하다가 중학생이 되면서 그만두었는데요. 할머니는 지선이가 합창단에서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7

“내가 쟤를 키우면서 애기 때부터 노래를 많이 들려줬어요. 그래서 얘가 ‘홍도야 우지마라’ 이런 거 시키면 잘 해요. 내가 노래 부를 때 음 안 올라가면 ‘할머니 여기 도 잖아’ 하면서 알려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합창단에서 우리 지선이가 에이스였지.”

 

지선이는 양쪽 귀 모두 인공달팽이관을 통해 소리를 듣는데, 음정을 잘 구분한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보통 인공달팽이관을 착용하면 넓은 음역대의 소리를 압축해서 듣기 때문에 음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기기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소녀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8

눈웃음이 너무 예쁜 지선이

잠깐 시간을 내서 지선이와 대화해봤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지선이는 요즘 발라드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합니다. 특히 마크툽의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를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심심할 때나 혼자 시간을 보낼 때 항상 음악을 듣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누릴 수 없었을 일상이겠죠.
음악을 듣는데 어려움은 없느냐고 물어보자, “저는 음이 잘 구분이 안 되는 편은 아니어서 괜찮아요.”라고 대답합니다. 할머니가 자랑하는 지선이 노래 한 소절만 들어볼 수 있을지 요청해 보았습니다. “부끄러워서 싫어요.” 하면서 배시시 웃었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9

달팽이야. 수고했어, 오늘도.

아이들의 소리에 따뜻한 울림을 더하다

이렇게 가수 강민경님의 후원으로 지선이 가정을 비롯해서 총 20명의 청각장애 아동 가정에 생계비와 생계물품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일일이 사연을 소개해드릴 수는 없지만 그 아이들 모두 어려운 가정 상황 속에서도 소리를 찾고 희망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지원을 받은 아이들과 보호자분들의 편지를 공개합니다. 아이들의 소리에 더해진 따뜻한 울림이 여러분의 마음에도 전해지길 바랍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1

안녕하세요. 저는 청각장애2급을 겪고 있는 15살 000입니다. 선물 잘 받았어요!

그리고 공기청정기랑 다양한 선물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물 잘 쓸게요!

저는 그냥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줄 알았는데 사랑의달팽이에서 선물 주신다고 하니깐 깜짝 놀랐어요. 너무 긴장됐어요. ㅎㅎ

저는 진짜 복받았나 봐요. 이제 하다하다 공기청정기까지 받고! 진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글씨가 이래도 이해해주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2

아티스트 강민경님
코로나 때문에 많이 어려우실 텐데 저희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소 다비치의 8282를 자주 듣는데 목소리도 좋으신만큼 성격도 진짜 좋으시네요.
솔로곡 사랑해서 그래 너무 잘 들었어요. 항상 예쁘고 좋은 노래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꽃길만 걸으세요.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3

강민경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사는 000입니다.
강민경님께서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후원해주신 물품 잘 받았습니다. 사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코로나 시국에 딱 필요한 필수 물품들이어서 감동 받았습니다.
그래서 강민경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렇게 짧게나마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싸인 받아보고 싶어요! ㅋㅋ
요즘 코로나가 창궐한데… 코로나 조심하시고 가수로서 또한 배우로서 앞으로 원하시는 활동도 잘 되시길 빌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ps. 강민경님이 가수, 배우의 꿈을 갖고 성공하신 것처럼 저도 제 꿈을 향해 가겠습니다! 🙂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4

안녕하세요. 000 엄마 000라고 해요. 보내주신 생필품 잘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가족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다시 한 번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누구에게 이렇게 펜을 잡고 글을 써본지가 언제인지… 앞뒤 문맥이 없고 글을 잘못 써도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립니다.
지난 주 백신 맞은 이후로 손발저림 및 여러 가지 부작용이 저의 몸에 나타나면서 매우 불안하고 무섭고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때마침 누군가의 사랑이 관심이 너무너무 그리울 때 이렇게 손 내밀어주셔서 눈물이 났어요.
어떻게 글로 제 마음을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의지할 가족도 도움 받을 곳도 없는 상태에서… 내가 큰일이라도 나면 우리 00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함과… 경제적으로 어려워 하루하루 버티는 삶인데 병원비가 많이 나오면 어떡하지? 마음이 정말 복잡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느껴지는데…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빨리 몸도 회복하고 무엇보다 이 알 수 없는 불안함과 우울함을 극복해야겠다는 마음이 먹어지더라고요… 저는 엄마니까요… 이 우울감이 더 심해지면 내 새끼들을 지켜줄 수 없으니까요.
다행히 여러 사람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 한 마디… 그리고 이렇게 후원자 님께서 보내주신 너무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 정말 잊지 않고 잘 간직하며 더 씩씩하게 살겠습니다… 저희 집에 다 필요한 물품들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기청정기는 집에 없어서… 아이들도 있으니 너무너무 사고 싶어도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계속 미뤄왔는데… 이렇게 큰 선물과 함꼐 너무 큰 마음을 받아도 되는지 울컥울컥합니다…
너무너무 지치고 힘든 삶이지만…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하고… 열심히 살면 분명 더 나아질 거며… 어느 순간… 회복되는 삶도 있겠지요… 후원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만나뵐 수 있다면 후원자님 품에 꼬옥 안겨보고 싶네요… 그 따뜻한 마음에 기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고요… 하는 일 다 잘되길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도 너무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5
202110생계지원_강민경_6

안녕하세요
코로나 시국으로 옆집 친구와도 만나기 어려워진 요즘, 아이들은 학교도 제대로 등교하지 못하고 학년이 바뀌어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워, 특히나 소통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탓에 친구들 관계에서 점점 작아지는 우리 아이에게 큰 선물을 보내주신 천사분~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너에게로 도착한 선물 박스라 이야기 하니 박스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거 아니냐며 싱글벙글 웃음 짓네요. 큰 박스여서 더 기뻤던 걸까요?
조심스레 상지를 열어 하나씩 확인하며 “엄마가 좋아하겠네~”합니다. “00는 안 좋아?” 물으니 선물이라 우선 좋답니다. ^^ 상자 안에서 인형을 발견하더니 너무너무 귀여운 아이라면서 누나에게 다시 선물하겠다네요. “00는 안 가져?” 물으니 누나 방에 가서 보면 된다고… 마음이 착한 00입니다. 택배가 자기 이름으로 왔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답니다. 요즘,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 어려워져 소심해진듯한 아이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마음을 나누는 일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 마음을 나눈 당신을 본받아 우리 아이도 누군가를 생각하며 살 수 있는 그런 아이로 자라게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물품은 금방 사라지겠지만 같이 보내주신 마음은 깊이 간직해 두고두고 꺼내보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온하게 행복하시기를…

yoonju_button
뉴스레터_구독_사이즈 줄임
가이드스타1000

글, 사진, 영상 | 대외협력팀 김슬기

그림| 김승빈 일러스트레이터 (재능기부)

발행 | 202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