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지원Story

꿈에 그리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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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도 어김없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팔도강산 소리찾기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올 해는 3월부터 전북 전주시를 시작으로 전북 8개지역과 양평지역의 어르신들에게 소리를 찾아드렸습니다.

*본 사업은 영산조용기자선재단의 후원으로 지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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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달팽이는 기업의 후원을 통해 보청기를 지원해 드리고 이후 어르신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 근처 이비인후과와 연계하여 보청기 점검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8개 지역 중 고창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대부분 지역 특성상 오랜 농사일로 몸이 구부정하고 손이 떨릴정도로 힘이 부족하여 작은 보청기를 착용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많아 지속적인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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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역에서 어르신들의 안부를 관리하는 생활관리사 선생님에게도 보청기 착용과 관리방법을 함께 교육함으로써 매 주 어르신댁에 방문시 착용과 관리가 잘 이루어지는지 점검하도록 합니다.

봄이 지나 이른 여름으로 더위가 시작된 6월 전북 고창여성회관에서도 청력검사와 보청기 착용이 일정대로 진행되었는데요,

지난 검사를 통해 어르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지원하는 이번 착용식 현장에는 이미 1시간 전부터 먼저 오신 어르신들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 중 유난히도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신 이양자(가명)어르신은 오랜 농사일로 인해 불편한 다리를 지팡이에 의지하여 오셨다고 했습니다.

보청기 착용을 진행하다 쉬는 시간에 좀 더 어르신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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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청력검사 모습

나의 지난 날의 소리

청력검사로 어르신을 처음만났던 2달 전 어르신은 유난히도 시골의 계신 외할머니와 닮아 더 마음이 찡했습니다.

이 후 보청기 착용으로 만나게 된 어르신은 여전히 건강하신 모습이라 다행이었는데요, 이런저런 안부를 물으며 좀 더 깊은 어르신의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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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검사 중인 이양자 어르신

다른 어르신들과 비슷하게 이양자 어르신도 남편과 살다가 25년 전에 사별한 이후 혼자서 자녀들을 키우며 살았다고 합니다.

자식들이 모두 분가한 다음에는 계속 혼자 살았어요.

남편은 일찍 떠났는데,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사기를 치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전신마비가 와서 돌아가셨죠.

그 때부터 어르신은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홀로 일을 가리지 않고 농사일을 했다고 합니다.

가진 땅이 없으니 남의 땅에서 농사일을 도와주는 게 일이었습니다.

하루하루 고된 농사일로 몸이 굽어지고 아팠지만, 자식들을 생각하니 하루하루 버티는 게 답이고..

이 악물고 일했어요.

어르신은 지난 날을 기리며 혼자서 남은 가족을 위해 초개처럼 살았던 생각에 금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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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를 착용하는 어르신

소리가 떠났던 어떤 날

고된 농사일로 몸이 힘들면서부터 청력이 점점 약해졌던 어르신은 7-8년 전부터 급격히 청력이 나빠졌다고 합니다.

아들이 실종되고 연락두절된 적이 있는데 그 때 너무 신경을 썼던지 귀에서 풍선터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 때부터 소리가 정말 잘 안들렸어요. 고막이 터지는 줄 알았다니깐요?

이 후 어르신은 이비인후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지만 고막에는 문제가 없다고 듣고 꾸준히 치료받고 약 먹으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했는데, 귀는 계속 나빠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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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 검사중인 어르신

귀가 안 좋으니, 다른 사람 얘기도 못 알아듣고…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되더라구요, 그래도 일은 못 쉬고…

주변 사람들도 잘 못 알아드니 몇 번 묻다가 지쳐서 더 되묻지 않더라고요.

어르신은 점점 청력이 나빠지니 더 말도 못할 정도로 대인관계의 소외감을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홀로 살아가는 어르신에게는 어쩌면 동네에서, 또 힘든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지내는 것이 삶의 가장 소소한 행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 듣지 못해 이웃들과 소통할 수 없는 서러움은 지난 날 삶의 어려움에 더해져 금새 다시 눈물이 맺혀 담담하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어르신의 다짐마저 무너질만큼의 슬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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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검사 중인 이양자 어르신

다시 찾아 온 소리

여러분은 소리를 듣지 못해 답답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소란스런 도시음과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지하철역에서.

다른 생각 중의 스쳐지나가는 말에.

어쩌다 가끔 듣지 못해 되묻는 것은 건청인도 경험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어쩌다가’가 반복된 일상이라면 어떨지 조금은 그 어려움과 서러움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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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를 보는 어르신과 생활관리사

착용식이 진행되고 어르신 귀에 딱 맞는 보청기를 끼워드리니, 생활관리사 선생님 또한 무척이나 기쁜 목소리에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어르신 역시 보청기를 착용하기 전에는 여기 생활관리사 선생님이나 동네사람들에게 항상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게 되었다며, 내가 안들리니 남들에게도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버릇이었는데, 이제는 평범하게 말해도 들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동네회관에도 자주갈 수 있겠어요.

전에는 살기도 바쁘고, 가서도 제대로 얘기를 나눌 수도 없어 외톨이니 갈 필요가 없었는데, 이젠 전보다 편해졌으니 즐겁게 이야기 하며 잘 어울리고 싶어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어 기대된다는 어르신은 소녀같은 웃음으로 감사를 전했습니다.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로 가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산 삶에 대한 보답을 받은 기분이라고 얘기하시는 어르신은 앞으로도 계속 보청기 지원사업이 되어 본인과 같이 가난하고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보청기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소리가 안 들리는 것 보다 먹고 사는게 중요해 하루하루 살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어도

귀가 안 들리니 힘들어서 너무 슬펐습니다.

지원받은 보청기로 이제는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어 전보다는 편할테니,

앞으로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습열심히 산 내 삶의 보답받은 기분이 들 정도로 기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와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사진| 복지사업 김우규

정리편집 | 기획홍보 이유리

발행 | 2018-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