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 quick
  • quick
  • quick

인공달팽이관 수술지원Stroy

내 마음을 들어주세요

IMG_3226

※ 이 글은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따라 아동성명이 가명처리 되었습니다. 

지난 1월 28일 예설이를 만나러 아주대병원으로 병문안을 갔습니다.

예설이는 이제 중학교 입학을 앞 둔 여자아이입니다.

방문자 대기실에서 처음 만난 예설이는 사춘기 소녀답게 부끄러운 표정이었지만, 간혹 보이는 환한 미소가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술이 무사히 잘 마쳤기 때문이었습니다.

듣지 못하는 세상

IMG_3229

예설이는 일반학교에 다니던 중 청력이 서서히 안좋아져서 결국 농아인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농아인학교를 다니며 10살이 되었을 때 오른쪽 귀에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해서 청력을 회복하면서 학습능력도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설이에게는 들리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습니다.

예설이는 첫번째 수술 후 언어재활 등 여러가지로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한국의 교육열이 뜨거운 만큼 청각장애 아동의 언어재활에 대해서도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수술 후 아이가 자연스럽게 발음하고 말을 잘 하도록 여러 재활교육을 복합적으로 받을 만큼 관심이 많은 것이 일반적인데요,

가끔 가정의 경제가 어렵고 한부모 가정인 아동의 경우 수술은 지원받아 했지만 이후 더 중요하고,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언어재활을 부모님이 지도해주지 않아 스스로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는 아무리 수술을 했다고 할지라도 소리는 듣지만 말을 잘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됩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2~3번은 정기적으로 언어재활을 받아야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어릴 수록 더) 재활과정이 즐거운 놀이가 아니라 수업이고 또 스스로 잘 되지 않고, 잘 모르던 ‘소리’와 ‘말’에 대해서 재활을 받는 것이라 사고로 다친 다리를 재활받는 것만큼 힘든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부모님의 도움은 꼭 필요합니다.

IMG_3212

하지만 예설이는 한부모 가정 자녀로 처음에는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설이가 학교 기숙사에 사는 등 가정환경 원만치 않아 수술한 귀의 외부장치마저 파손되어 버렸고, 그러다보니 수술 후에도 듣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일들 속에서 예설이는 다시 새롭게 어머니 집에서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이제 만 14살인 예설이에게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아닌, 세상이 예설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힘든 상황이 있고 그것을 이해받지 못하면 힘들어지지만,

사춘기 예설이는 이해하기보다는 이해가 더 필요한 나이였습니다.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아닌,
세상이 저의 소리를 듣지 않는 것 같아요.

희망의 씨앗

IMG_3215

그리고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 마음은 항상 아픕니다.

어머니는 아기를 돌보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첫째인 예설이에게 소리를 다시 한 번 찾아주고 싶어 사랑의달팽이에 지원신청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예설이는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데 더 소리를 들어야 된다는 어머니는 다행히도 왼쪽귀 인공달팽이관 수술지원을 받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예설이를 키우는 과정에서의 가정이야기를 하시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강할 것 같지만, 사실 예설이처럼 똑같은 소녀의 시절이 거쳐온 같은 여자입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도 모든 상황을 예측하며 살아갈 수 없기에 모든 주어진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예설이를 너무 사랑하기에 자신의 모든 상황보다도 소리를 듣게 하자는 간절한 마음 하나이지 않았을까요?

아직 부모님과 어색한 사이지만 예설이도 점점 자라고, 어머니도 예설이와 다시 함께 살아가며 엄마와 딸은 이제 이해하는 마음이 더 커지길 기대해봅니다.

딸과 엄마는 너무 가깝기에 쉽게 마음을 다치기도 또 쉽게 마음을 풀기도 하지만, 그런 생활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입니다.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이해해보려는 노력 그것이 세상의 소리에 닫힌 귀가 아닌 열린 귀로 살아가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니까요.

IMG_3234

이번 병문안에는 넥슨핸즈, 사회공헌팀의 박이선 팀장님과 조영탁 담당자님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이제 예설이도 귀와 마음이 점점 회복되면 통합교육 속에서 좀 더 단단해지며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기에 단순하고 명쾌한 것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청각장애, 특히 청각장애 어린이를 지원하는 것은 결코 단순할 수 없다는 것을 항상 깨닫습니다.

사람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서, 감정, 사회, 배우는 것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고, 관계가 불편하고 마음이 아프게 됩니다.

끊임없는 성장속에서 배움이 없다면 무의미한 인생을 살아간다고 느끼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든 영역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단지 인공달팽이관 수술 지원 그 자체가 아니라 아이의 환경을 봐주고 필요성을 함께 공감하는 세상, 그리고 성장해 가는 아이들을 묵묵히 길게 지켜봐주는 어른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달팽이는 천천히 바르게 꾸준히 걷습니다.

글/사진 | 대외협력 이유리

발행 | 2019-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