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Job

내 장애 그대로를 사랑하세요 – 이소연 유아특수교사

청각장애인&job소개

유아특수교사, 이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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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씨는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는 유아특수교사입니다. 소연 씨가 맡은 반은 ‘가만히’나 ‘조용히’라는 단어와 가장 거리가 먼 5세(만3세)반. 시끄럽지만 즐겁게, 비장애 아동 15명과 장애아동 3명, 18명이 어우러져 지내고 있습니다.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착용한 아이들을 돌보는 소연 씨도 보청기를 끼고 있습니다.
소연 씨는 자신이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청각장애 아동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는 장애로 인한 위기와 고난을 나름 잘 이겨냈어요. 그게 자부심이기도 하고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진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 유아특수교사를 선택했어요.”

 

소연 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장애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 길을 걷게 됐습니다.

아, 비둘기 소리였구나

소연 씨는 처음 난청을 발견한 6~7세 이후로 지금까지 보청기를 끼고 있습니다. 현재 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는지 물어보자 소연 씨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어떤 소리가 들리고 안 들리는지를 몰라서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운을 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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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에 비둘기 소리를 들어봤어요. 처음에는 자동차 경고음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어딜 가도 그 자동차 경고음이 똑같이 들리는 거예요. 엄마한테 ‘엄마, 나 이 소리 저번에도 들었어’라고 말하니까 비둘기 소리라는 거예요. 그제야 그게 비둘기 소리였다는 걸 알게 됐죠.”

 

소연 씨는 그 외에도 자신이 들을 수 없는 소리들을 말해줬습니다. 전화 벨소리, 초인종 소리, 매미 소리… 누군가는 흔히 듣고 넘기는 소리가 소연 씨에게는 물음표로 남아 있습니다

난생 처음 받은 영어듣기 만점

소연 씨는 학창 시절,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공부하는 게 힘들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잘 들리지 않는 단어 단어들의 단서를 찾는 동안 누적되는 피로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리를 듣기보다는 글씨를 읽으며 공부했습니다. 전교 1등의 공책을 빌려 받아적고 읽고 암기했습니다.

 

하지만 영어시험은 언제나 20점을 빼놓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어도 잘 안 들리는데 영어를, 심지어 웅웅 거리는 스피커로 들으며 영어듣기 시험을 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수교육이나 장애 학생에 대한 지원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일로만 여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담임선생님께 장애에 대해 말씀드린 후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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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영어듣기평가 대본을 주시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영어듣기평가 20점 만점을 받았어요. 그제야 장애 학생에게는 이 외에도 많은 지원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내가 장애학생 지원 정책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면 더 요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겼죠.”

 

그 뒤로 소연 씨는 많은 것을 건의하기 시작했습니다.

 

특수교육학과 정기총회에서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문자통역을 해달라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인터넷 강의에 자막을 넣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단지 자신만이 아닌, 후배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입사 지원하면 합격하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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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 씨는 대학교 졸업하고 4년째 접어들었는데 그 사이 어린이집을 3번 옮겼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3번이나 합격했다는 뜻이겠죠.

 

“특수교사로서 통합 어린이집, 장애 전담 어린이집 모두 겪어보고 싶어서 1년마다 이직했어요. 이제는 임용고시 봐서 특수학교에 들어가는 게 목표예요.”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직을 할 수 있었는지 비결을 물어봤습니다.

 

“자기 소개서에는 제 삶의 성장과정, 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사실대로 적었어요. 그리고 면접을 볼 때는 내가 듣는 데 어려움은 있지만, 그 때문에 어느 사람보다 장애 아이를 위할 수 있다고 하니까 원장님들도 좋게 보신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소연 씨는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갔습니다. 이런 모습이 소연 씨의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날 누가 만나줄까?” 질문에 대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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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 씨에게는 대학교에서 만난 청각장애 후배가 있습니다. 하루는 그 후배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엄마, 나는 직장도 좋고 얼굴도 괜찮고 평범하고 나쁘지 않아. 그런데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 그러면 누가 날 만나줄까?”

 

그 이야기를 들은 소연 씨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 후배의 고민은 단순히 이성관계에 대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장애를 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라는, 크고 작은 좌절에 지친 끝에 나온 근원적인 질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소연 씨의 대답 속에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사람만의 단단함이 들어있었습니다.

 

“사실 어떤 환경이든 자신이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청각장애를 걸림돌로 여길 게 아니라 나를 장애가 있는 그대로 사랑해준다면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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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영상 | 대외협력팀 김슬기

사진 | 복지사업팀 이인환

발행 | 2021-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