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지원Story

다시 듣고싶은 ‘동백아가씨’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불편하기만 한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모두 웃는데 나 혼자 알아듣지 못하고 뒤늦게 옆 사람에게 “아까 왜 웃은 거야?” 물어본다든지, 친구들 사이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알 수 없어서 입을 꾹 닫고 있어야 할 때, 마치 사람들로부터 동떨어진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수년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독거 어르신들에게 소리를 되찾아드리기 위해 사랑의달팽이가 출동했습니다.

어르신들 보청기 선물 받은 날

4월 둘째 날 도봉구의 한 복지센터. 어르신들이 약속 시각에 맞춰 한 분씩 대기 장소에 도착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은 한 달 전, 청력검사를 하고 귓본을 만들었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보청기가 만들어지기를 몇 주간 기다린 끝에 오늘 드디어 보청기를 착용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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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보청기에 배터리를 넣은 후 어르신의 귀에 걸어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르신이 편안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조절했습니다.

“어르신, 제 목소리 들리세요?”
“네.”
“소리 너무 커요? 머리 아픈 건 없으세요?”
“괜찮아요.”

보청기를 착용하는 동안 앞뒤에서 카메라로 촬영하자 연예인이 된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네시는 어르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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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르신들이 받은 보청기는 귀걸이형 보청기였는데요. 귀걸이형의 경우, 먼저 귓바퀴에 보청기를 걸치고, 투명한 선에 연결된 이어팁을 귓속에 깊숙이 집어넣으면 됩니다.

 

“아우, 난 귓구멍이 작아서 어려워.”

 

모든 게 처음이라 보청기 착용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거울을 보며 몇 번이고 보청기를 꼈다가 빼보길 반복하던 어르신들은 집에 가서 계속 연습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보청기 관리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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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관리법에 대해 설명듣고 있는 어르신

보청기를 잔고장 없이 오래 사용하려면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청기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저녁에 잠들기 전, 귀에서 빼서 제습제가 들어있는 통 안에 넣어둬야 합니다. 그리고 종종 이물질을 제거를 위해 솔질도 하고 깨끗이 관리해줘야 하죠. 밤에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배터리 부분을 열어서 전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청기에 어떤 배터리를 사용하고, 어디서 사고 어떻게 교체하는지도 꼼꼼하게 알려드렸습니다. 먼저 시범을 보여드리고 직접 해보실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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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르신은 “아이구, 난 그냥 보청기를 귀에 끼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어.”라며 걱정하셨습니다.
어르신, 너무 걱정마세요. 연습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 👍👍

이미자 노래, 신부님 강론… 다시 듣고 싶은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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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노래를 좋아하는 이순희(가명) 어르신

이순희(가명) 어르신은 7년 전부터 소리를 잘 듣지 못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도 안내방송을 듣지 못하고, TV 드라마를 봐도 웅웅거리는 소리만 들리지 배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 만나면, 아무개 엄마 귀먹었나 봐, 이래요. 그럼 어~ 나 귀먹었어, 하죠. 하하하.”

 

버스와 지하철은 전광판을 보며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다 해도, 사람끼리 만났을 때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자꾸 되물어야 했던 게 불편했다는 이순희 어르신. 어르신은 젊은 시절에 워낙 노래를 좋아해서 어딜 가든 라디오를 들고 다니며 이미자 노래를 들었다고 합니다. 요새 방송가에 부는 트로트 바람이 반갑지만, 정작 노래가 흘러나와도 음정 박자만 듣고 가사는 듣지 못했는데요. 이제 보청기를 끼고 마음껏 노래를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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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를 받고 환하게 웃는 조옥순(가명) 어르신

조옥순(가명) 어르신이 자신의 난청을 알아차린 건 약 3년 전, 성당에서였습니다. 신부님 말씀이 왕왕거리며 울리기만 할 뿐, 정확한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앞자리에도 앉아보고, 뒷자리에도 앉아봤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어떤 순서로 미사가 진행되는지 알 수 없어 주변의 눈치를 보며 옆 사람이 일어나면 일어나도, 앉으면 따라 앉아야 했습니다.

 

“신부님 강론을 못 들으니까 내가 건성으로 성당 다니는 거 같고, 너무 후회스럽고 답답한 마음이었어요. 친구 옆에 앉아서 ‘얘, 아까 강론할 때 사람들이 왜 웃었어?’하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병원에 가서 청력검사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왜 청력이 이렇게 떨어질 때까지 내버려뒀느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보청기를 맞춰 보려 했지만, 한쪽 귀를 쓸 수 있다는 이유로 장애등급을 받지 못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조옥순 어르신은 고가의 보청기를 살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마음만 아파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보청기를 지원받게 된 거죠.

 

“아까 잠깐 귀에 보청기 껴봤는데 굉장히 소리가 잘 들리네요.”

 

조옥순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거듭 감사하다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을 위해 기도해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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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보청기가 어르신들에게는 재미있는 TV 드라마 소리, 친구들과의 대화 소리, 마음을 울리는 노랫소리가 될 것을 알기에, 보청기를 소중히 안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사랑의달팽이 직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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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영상 | 대외협력팀 김슬기

사진 | 복지사업팀 이인환

발행 |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