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달팽이관 수술지원Story

소리를 되찾은 수다쟁이 공주님

9살 건효(가명)는 재잘재잘, 대화하는 걸 좋아합니다. 하교 후엔 친구들과 같이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역할 놀이를 합니다. 너도 나도 모두가 공주가 되는 역할 놀이 후에는 집에 가서 엄마에게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한참 책을 읽다가도 엄마가 밥 먹자고 부르면 네! 하고 뒤돌아봅니다.
하지만 건효에게도 한 때는 소리를 듣지 못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소리 없는 세상을 살았던 건효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제트기 지나가는 소리가 안 들린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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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효는 19개월이 되도록 “엄마”라는 단어 외에는 말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신생아 청력검사도 통과했으니 건효 어머니는 아이가 듣지 못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말이 조금 느린 것뿐이라고 여겼습니다. 손뼉을 치면 돌아보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건효 친구들이 “엄마 까까 줘”라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건효는 왜 말이 느릴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친척의 권유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청력검사를 받아봤는데 결과는 예상외였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우리 건효는 제트기 지나가는 소리가 안 들린대요.”

 

어머니는 건효의 세상에 소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온 가족이 똘똘 뭉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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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온 가족이 똘똘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는 매일 같이 건효를 위해 기도하며 든든하게 지지해줬고, 건효의 부모님은 이리저리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건효의 재활과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술비와 기계값을 마련하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어떡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우연히 사랑의달팽이를 알게 됐고 수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막막했는데…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지원을 받게 되어 수술과 재활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수술을 받으러 가던 날, 이제 건효도 들을 수 있게 된다는 기쁜 마음에 온 가족이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매 순간 가족들은 사랑으로 건효의 곁을 지켰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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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효는 수술 후 재활을 열심히 받았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처럼 말이 빠르게 트이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유치원의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한 다른 친구는 다섯 살인데도 말을 유창하게 잘했는데 그때마다 건효는 그저 듣고 있곤 했습니다.
건효 어머니는 마음이 조급해질 때마다 ‘우리 아이는 잘하고 있어’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아이를 믿고 조급하게 채근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건효의 언어 발달 과정을 묵묵히 뒷받침했습니다.

 

마침내 6살, 건효의 말이 트였고 그 뒤로는 모든 게 빨라졌습니다. 9살이 된 지금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쏟아내듯 엄마를 붙들고 재잘재잘, 수다도 떱니다.

 

지난해에는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습니다.
건효는 학교에 가는 게 재미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묻자,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노는 게 좋아서요”라고 답했습니다.

 

동물, 특히 강아지를 좋아해서 앞으로 수의사가 되는 게 꿈인 건효. 요즘 한창 공부 중인 영어로 부모님께 편지도 썼습니다.

“Thank you for everything. I want a puppy and lego for Christmas!”
(모든 게 고마워요.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강아지랑 레고를 받고 싶어요!)

건효 어머니는 건효가 학교생활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지금이 마치 선물과 같다며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받은 다른 친구들과 부모님에게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전했습니다.

아이마다 자기의 속도가 있더라고요.

빠르고 느린 게 아니고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속도가 있고 그렇게 믿고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노력을 통해서 잘 듣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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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0-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