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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달팽이관 수술Stroy

아픔이 성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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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따라 아동성명이 가명처리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 2019년이 되기 며칠 전인 12월 끝자락에 시현이를 만나러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시현이는 8살 남자아이로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수술은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는데요,

평소 시현이는 인공달팽이관 기기가 고장이 나서 학교에 결석할 때도 있고 또 한쪽으로만 듣다보니 소리방향성이 떨어져 집중도 어렵고 경청하기가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소리가 없는 세상

수술이 잘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 날 아침 시현이를 만나러 갔는데요,

마취가 방금 깬 상태이기도 하고 낯선 이의 방문에 당황하기도 한 시현이와 조금 친해지기 힘든상태라서 부모님과 주로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현이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청각장애인으로 수화를 사용하기에 시현이에게 더 미안해 하는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아버지는 회사에 가야해서 어머니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1시간 넘게 필담으로 이야기하며 이런저런 어려움과 시현이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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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이는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지난 2012년도에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지원받았는데요,

수술을 받은 한쪽 귀만 듣다보니, 수업 중에 외부장치의 배터리가 없거나 간혹 고장이 났을 때 듣지 못해 곤혹을 치뤘다고 합니다.

한쪽으로만 소리를 듣게 되며 방향감각이 상실되고 인식도 어려워 재활이나 적응이 어렵습니다.

어머니는 본인과 아버지가 말을 할 수 있으면 다른 수술받은 가정처럼 집에서도 언어재활을 꾸준히 교육하면 더 좋을텐데..

다른 어머니들처럼 그렇게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두 개의 귀

두 개의 콧구멍 중에 하나를 막으면 호흡에도 그만큼 어려움을 겪듯이, 귀가 두 개인 이유도 분명히 있습니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인지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청각장애는 농아인이라고 하는 주로 수화를 통해 소통을 하는 사람과 난청정도에 따라 보청기 그리고 인공달팽이관 기기를 통해 소리를 들어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의 시기, 수술받기 전 소리를 들은 기간의 정도, 복합장애 등 여러가지 환경에 따라 이후 청능훈련 및 언어재활 속도가 모두 다르고 재활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그렇기에 수술후에도 음성언어와 복화 또는 수화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현이 가정은 수화와 구화를 사용하는 부모님과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시현이가 함께 생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현이는 부모님과 의사소통을 할 공통언어가 필요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시현이가 수화를 하는 것이 편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청각의 고유의 기능을 회복하여 듣고 말하려면 손으로 표현하는 언어보다는 청각의 자극을 주고 계속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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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공간

어머니는 시현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사진촬영을 허락하긴 했지만 부모님의 사진이 나가지 않도록 신신당부하였습니다.

본인이나 자녀가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받는 것이 알려지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고 했는데요,

이처럼 부모님은 본인들이 살아가는 사회, 커뮤니티에서 소외가 되는 것이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시현이를 수술시킨 이유는 분명 시현이가 수술을 하고 소리를 듣게 되고,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으며 사회에 살아갈 때 또래 건청아이들과 같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또한 이후에 아이가 성장해 성인이 되었을 때 그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었습니다.

이 전에 시현이 부모님은 농아인 친구 부부 중에 자녀가 수술 받은 경우가 있었는데, 그 아동의 성장과 재활치료과정을 보며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비록 다른 가정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그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그 외에는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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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다 다른 환경속에서 다른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다름’에도 같은 공감대는 있습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아마 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청각장애인은 듣는 정도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수화를 쓰기도 하고 구화를 쓰기도 하고, 또 음성언어를 쓰기도 합니다.

또 완전히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과 보장구(보청기/인공달팽이관)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장애인이 있습니다.

보장구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은 남아있는 청력 정도가 많아서 보청기로 듣는 사람, 완전히 혹은 잘 듣지 못하지만 귓 속에 달팽이관에 청각세포가 살아 있어 전기자극을 주면 들을 수 있는 인공달팽이관으로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장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비장애인과 같이 듣는 것은 아닙니다.

비장애인도 시끄러운 장소나 뒤에서 부르면 잘 듣지 못해 ‘뭐라고 했어?’라고 되묻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장구를 사용해서 듣는 청각장애인은 그 빈도가 더 많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특히 인공달팽이관 기기는 소리 수신기가 얼굴방향으로 있기 때문에 뒤에서 부르면 더 잘 듣지 못합니다.

Young Caregiver Holding Senior's Hand Outside
Young Caregiver Holding Senior's Hand Outside

또한 우리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매해 장애인의 날이 되면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캠페인도 많이 펼쳐지고 있죠.

다만 모두가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서로 다름을 알고 이해를 할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합니다.

청각장애도 그렇습니다. 위와 같이 여러가지 언어로 소통하는 청각장애인 사회에서도 사회통합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소리를 듣지 못해 사회에서 소외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보장구와 다른 언어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이권을 챙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현이 가정과 같은 아픔이 없으려면 적어도 청각장애 정도에 따라 그 필요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함께 살아가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것이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화를 못하고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수화를 사용해야만 하는 청각장애인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비장애와 장애가 함께 상호 이해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을 꿈꿉니다.

그러면 언젠가 모든 청각장애인이 함께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 세상도 함께하게 되겠죠? ^^

181228 박시현(가명)수술후

글, 사진 | 대외협력 이유리

발행 | 2017-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