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지원Story

어제 청춘이 오늘 백발이라

가수 이찬원 팬클럽 ‘찬스’가 이찬원님 생일을 기념해 전달한 후원금으로 청각장애 어르신 100명이 보청기를 선물 받게 되었는데요. 지난 6월 3~4일,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진행된 어르신들의 청력검사 현장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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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멋져요. 멋있으면 다 오빠 (@카페 찬스)

“이찬원 팬클럽 좋은 일 하네. 팬클럽 가입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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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들이 대구에 도착한 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이었습니다. 청력검사를 위해 책상도 옮기고 기계 세팅도 하며 어르신들을 기다리고 있자니 한 분, 두 분 차례대로 도착하셨습니다. 비 오는데 오는 길 힘들진 않으셨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어르신들은 매우 즐거워 보였습니다.

 

“미스터트롯 나온 사람 팬들이 후원하는 거래! 어머니, 미스터트롯 알지?”

 

이찬원과 찬스 이름이 새겨진 현수막과 배너를 본 생활지원사* 선생님이 어르신께 신나게 설명하고 휴대폰으로 미스터트롯 영상을 틀어 어르신께 보여드렸습니다. 비록 노랫소리는 잘 듣지 못하지만 흥겨운 느낌만은 전해졌는지 유심히 휴대폰을 들여다 보시는 어르신의 표정은 어딘지 옛 시절을 떠올리는 듯 했습니다. 어쩌면, 소리를 잘 듣고, 노래를 즐기던 젊은 시절을 생각하던 건 아니었을까요?
(*생활지원사: 정부에서 실시하는 노인돌봄사업의 일환으로 일상생활 영위가 어려운 어르신에게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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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좀 취해주세요~ 요청 드리니 귀엽게 손가락 하트를 해주신 어르신

한 생활지원사 선생님은 현수막을 보더니 “이찬원 팬클럽이 후원한 거예요? 와, 좋은 일 하네. 팬클럽 가입해야겠어!”라며 감탄했습니다. 이찬원 팬클럽 찬스의 선한 영향력~ 인정합니다!

“아가씨는 늙지 마. 모든 게 다 고장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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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검사 차례를 기다리던 한 어르신은 목에 걸린 이름표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꼭 학교 다닐 때 같네.”
그렇게 말하며 소녀처럼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학창시절, 그때는 그냥 거추장스러웠던 이름표가 지금은 왜 이렇게 그리운 건지. 어르신은 ‘청력검사’의 ‘검사’라는 단어 때문에 긴장이 된다며 이름표를 연신 만지작거리셨습니다.

 

“아가씨는 늙지마. 모든 게 다 고장나.” 황순자(가명) 어르신은 사진을 찍던 달팽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황순자 어르신은 염색공장에서 미싱일을 하며 청춘을 보냈다고 합니다. 시끄러워 머리가 울려도 돈을 많이 주니 그저 일했던 어머니는 그렇게 4남매를 키워 대학까지 보냈지만 소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몰라, 하시면서도 그냥 부딪치니 살아지더라며 미소지으셨습니다.

 

엊그저께는 청춘이었는데 벌써 이렇게 귀가 안 좋아져버렸네. 어제는 청춘, 오늘은 백발이라고 했는데 그게 딱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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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물이 나와서 치료받았는데 그 이후부터 잘 안 들리더라고. 남편 간병을 34년을 했어. 몸에 무리가 와서 허리 수술만 3번 했어. 내 몸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남편 간병을 하느라 내 몸 챙길 겨를이 없었던 이복주(가명) 어르신은 거듭된 수술로 꼬리뼈도 잃었습니다. 허리가 아픈 것보다도,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소리가 더 마음 아팠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청력검사를 받는 동안 생활지원사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화 소리가 안 들리니까, 못 받으실 때가 많아요. 그래서 방문하는 날이 아닌데도 한 번씩 더 얼굴을 보고 올 때가 있어요. 혹시 모르니까.”

 

“TV를 보고 있는데, 아들 분이 소리가 크다고 했나 봐요. 다음에 찾아가 보니까 무음으로 TV를 보고 계시더라고요. 밖에도 잘 안 나가시는데… 사는데 낙이 없으세요. 그냥 담배가 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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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 길고 깊은 이야기에, 보청기를 통해 새로 소리를 찾았다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재미있는 TV프로그램도 실컷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마음껏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글귀가 더해지길 바랍니다.

 

7월, 완성된 보청기를 들고 다시 한 번 어르신들을 만나 뵐 예정입니다. 그때는 모쪼록 어르신들 오시기 불편하지 않도록 비가 오지 않길, 너무 덥지도 않길 바라봅니다.

덧붙이는 이야기 – ‘카페 찬스’에 간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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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찬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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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북을 들고 기뻐하는 달팽이

대구에 간 달팽이들은 마침 근처에 이찬원님의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카페 – 카페찬스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궁금한 마음에 카페를 찾아갔습니다.

이찬원님 가족분이 맞이해주시다가 사랑의달팽이 로고가 그려진 옷을 맞춰 입은 달팽이들을 보시곤 단체로 왔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이찬원 팬클럽의 후원으로 난청 어르신들에게 보청기를 마련해드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 드렸더니 굉장히 기뻐하셨습니다.

7월에 어르신들 보청기 착용시켜 드리러 대구 내려올 때 다시 방문하기로 약속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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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복지사업팀 심정은

사진 | 복지사업팀 신정현

정리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1-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