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지원Story

엄마 귀에 소리꽃 피어 나빌레라

찬 바람이 잦아들면서 앙상했던 나뭇가지마다 초록이 움트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움츠러들었다가도 곳곳에 피어난 봄꽃을 보며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되는 요즘, 꽃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를 전해주기 위해 사랑의달팽이가 보청기를 들고 강원도에 다녀왔습니다.

봄꽃처럼 피어난 보청기

봄바람 휘날리며~♪ 사랑의달팽이 직원들이 찾아간 곳은 강원도 춘천의 강원대학교 병원입니다. 병원 앞에는 벌써 노란 개나리들이 난만히 피어서 바뀐 계절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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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옵니다.

병원에 들어가면서 열도 재고, 이름과 연락처도 적어야 했는데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의료진 여러분 모두 파이팅!)

 

이비인후과 대기실에서 오늘 보청기 선물을 받을 이주하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남편 김종일 씨와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있었는데요.

오랜만에 두 분이 데이트해서 정말 좋으시겠다고 하자 종일 씨는 “늘 보는 건데 뭐…” 하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내 곁에서 살뜰히 챙겨주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랑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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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오늘 착용할 보청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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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

곧바로 보청기를 착용하고 소리 크기를 조절했습니다. 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진 않은지 조절하는 동안 수화 통역사님의 도움을 받아 의사소통했는데요. 주하 씨는 새로 생긴 보청기가 마음에 쏙 드는지 연신 좋다, 괜찮다고 했습니다.

 

주하 씨는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거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심한 난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사소통 방법도 필담과 수화만 가능해서 오늘 보청기를 착용하는 자리에 수화통역사가 동행한 것이죠.

 

보청기를 켜는 법, 끄는 법, 보관하는 법, 다룰 때 주의사항에 대한 청각사님의 꼼꼼한 설명이 이어지자 수화통역사님의 손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소리를 되찾은 엄마

주하 씨는 원래 보청기를 한 쌍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고장이 나기 시작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착용해도 삐- 소리만 들릴 뿐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할 수 없이 보청기를 빼고 생활을 했지만 세 아이의 엄마로서 가사와 육아를 병행하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아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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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러나 이제 새 보청기가 생겨서 전보다 훨씬 잘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엄마를 부를 때에도 툭툭 치는 게 아니라 “엄마”라고 부르면 됩니다. 아이들의 부름에 언제든 뒤돌아볼 수 있게 된 주하 씨.

 

“아이들과 대화하기 좋으시겠어요.” 라고 묻자 “아무래도 그렇다”며 미소 짓습니다.

붕어빵 부부, 요즘 어떻게 지내요?

사실 주하 씨와 종일 씨는 이미 TV에 등장한 유명인입니다. 사랑의달팽이와 인연이 깊은 차미연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MBC ‘나누면 행복’에 붕어빵 부부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아도 늘 밝게 웃으며 3남매를 키우는 주하 씨와 다섯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붕어빵 장사를 하는 종일 씨의 사연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죠.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어보았는데요. 주하 씨는 아이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게임만 해서 걱정이라고, 오늘도 너무 놀기만 해서 한 차례 혼내고 왔다고 합니다. 엄마들 고민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집이 좁아져 이사를 했다는 주하 씨와 종일 씨의 새 집에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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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자마자 가족사진과 초상화가 눈에 들어왔는데요. 키 순서대로 쪼르륵 앉아있는 가족의 사진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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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보청기 다루는 방법을 다시 한번 설명해 드렸습니다. 주하 씨는 전에 끼던 보청기와 모양이 달라서 아직은 착용이 어색하지만 전보다 훨씬 소리가 잘 들려 좋다고 합니다.

엄마의 소원, 아빠의 소원

코로나가 끝나면 무얼 하고 싶으냐고 묻자 주하 씨는 제주도에 다섯 가족이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넓은 바다와 유채꽃도 보여주고 싶고 동굴에도 들어가 보고 싶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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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필담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날이 따뜻해지고 길을 오가는 사람이 적어져서 종일 씨는 붕어빵 장사를 접고 옥수수 장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종일 씨의 소원은 무사히 올해를 넘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새삼 가장의 어깨를 짓누르는 코로나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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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종일 씨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아내의 귀에 꽃처럼 소리를 달아준 보청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봄꽃을 보며 새 희망을 품는 것처럼, 종일 씨도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엄마 아빠의 소원이 꽃처럼 피어나 열매 맺기를 사랑의달팽이도 응원합니다.

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