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지원Story

윤주 씨 가정을 회복시킨 ‘소리’

33살 윤주(가명) 씨는 세 살 아이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경기를 한 이후로 뇌병변과 지적장애로 인해 밥 먹고 용변 보고 옷 갈아입는 것 모두 어머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윤주 씨는 하루하루 소리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유일한 보호자인 어머니와 소통할 수 있는 길마저 사라지고 있었던 거죠. 하루빨리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보청기를 껴도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는 급한 상황에 사랑의달팽이와 만난 윤주 씨, 달팽이와의 만남 후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윤주 씨

윤주 씨는 뇌병변으로 인해 혼자 힘으로는 서지도, 걷지도 못합니다. 누군가가 잡아주면 일어날 수 있지만 그마저도 다리에 힘이 없어 후들거리다가 넘어지곤 합니다. 특히 바닥이 미끄러운 욕실에서 넘어지는 일이 잦은데요, 그 때문에 손, 발이 매번 부러지거나 멍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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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 다치는 일이 일상인 윤주 씨

윤주 씨는 뇌병변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운동치료와 같은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거기에 더해 치과, 안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병원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일주일에 사나흘은 병원에 가야 합니다.

 

그런 윤주 씨의 유일한 보호자는 어머니 뿐입니다. 어머니는 가느다란 팔로 장성한 딸의 24시간을 지탱하느라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 윤주 씨를 일으켜세우고, 휠체어에 앉히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 것도 다 어머니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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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일정이 빼곡한 달력

그런데 최근에는 어머니가 스트레스와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가만히 있다가도 의식을 잃어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해 더욱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하루는 내가 의식을 잃었나 봐요. 일어나니까 얘가 ‘엄마가 이상해. 엄마가 잠만 자고 있었어’ 이래요. 얘하고 둘만 있으니까. 혹시라도 (내가 쓰러지면) 아무도 모르잖아요.”

 

윤주 씨 치료를 마치고 운전을 하던 도중에 어머니가 의식을 잃어 앞차를 박는 아찔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지만 어머니는 앞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두렵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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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 현장

사라져 가는 윤주 씨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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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 씨는 4년 전부터 청력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의사로부터 빨리 보청기를 마련하라는 이야기를 들은지 몇 년이 지나도록 보청기를 마련해주지 못했습니다.

 

“보청기가 300만원이라고, 지금 안 하면 나중에는 보청기 껴도 더 못듣는다고 그러더라고. 그때 펑펑 울었어요. 그러니까 의사가 빨리 보청기 해줘야지 왜 울기만 하느냐고 뭐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사정을 설명했어요. 우리 사정이 이렇다. 그러니까 의사도 한숨을 푹 쉬시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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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윤주 씨이기에 어머니와 소통할 수 있는 소리를 잃는다는 것은 목숨과도 직결된 문제입니다. 소리가 잘 안 들리기 시작할 때부터 재활치료 선생님과도 소통하지 못해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던 상황. 보청기 마련이 시급했습니다.

 

청각장애 등록을 하면 보청기 금액이 대폭 낮아지겠지만, 윤주 씨의 청력은 청각장애 등록 기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일정 수준 이하의 데시벨을 듣지 못해야 청각장애 등록을 할 수 있는데, 윤주 씨는 한쪽 귀는 통과했지만 반대쪽 귀가 딱 5데시벨이 모자라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생활비도 부족하고, 다른 치료에도 들어갈 돈이 많아 보청기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던 어머니가 눈물만 흘리고 있자, 병원에서는 어머니 대신 사랑의달팽이에 지원 신청을 해주었습니다.

내가 죽는 날을 먼저 안다면…

사실 윤주 씨 가족도 몇 년 전에는 이렇게 형편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윤주 씨 아버지가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어머니가 집에서 윤주 씨를 돌보고, 그러다가 가끔 세 식구가 맛있는 음식도 먹으러 가기도 하고, 마트에 가서 윤주 씨가 좋아하는 색종이도 잔뜩 사기도 했습니다.

 

그런 소소한 행복도 얼마 전, 아버지가 건강을 잃으며 끝이 났습니다. 윤주 씨의 아버지는 현재 췌장암3기, 위암3기로 6개월에서 1년, 시한부 선고를 받고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윤주 씨를 돌보느라 아버지를 제대로 간호도 하지 못하는 게 한이 되었습니다.

 

“지쳐버렸어. 33년을 이렇게 살았잖아요. 답이 없잖아요. 끝이 없다는 걸 알잖아요.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이것이 사는 것인가 하고… 내가 죽는 날을 알면 윤주 먼저 보내고 내가 죽었으면 하지, 어디다 맡기겠어요. 이것을 놔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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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윤주 씨와 어머니

소리와 희망을 선물하다

사랑의달팽이는 윤주 씨 가족의 사연을 듣고 지체 없이 도와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보청기 지원 뿐 아니라 생계비와 그 외 치료비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제일 급한 것은 하루하루 사라져 가는 윤주 씨의 소리를 붙잡는 일이었습니다. 우선 윤주 씨에게 보청기를 지원하고, 이후 모금을 통해 윤주 씨 가족에게 생계비를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보청기 사업 담당자인 이인환 달팽이는 윤주 씨의 보청기 지원을 위해 전주에 내려갔습니다. 전주대병원에서 윤주 씨는 난생 처음 보청기를 착용해 보았는데요. 보청기를 켜고, 귀에 착용한 윤주 씨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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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얘기하는 소리 들려?”
“응.”
“윙 소리(이명)는 안 나?”
“응.”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기에 응, 아니로만 대답하는 윤주 씨였지만 확실히 소리가 잘 들리는지 표정이 훨씬 밝아 보였습니다.

소리가 가져온 놀라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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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 씨 가족과 헤어지고 몇 주의 시간이 흐른 뒤, 사랑의달팽이 달콕라이브를 통해 윤주 씨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윤주 씨가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찾고 어머니와 대화하는 장면을 본 몇몇 시청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는데요. 과연 윤주 씨가 보청기를 착용하고 몇 주가 지난 지금, 소리는 잘 듣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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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가 소리를 잘 듣고 하니까 좋아하고, 짜증도 덜 내요. 윤주가 밝아지니까 저도 아빠도 마음이 너무 감사하고 마음에 여유도 생겼어요.”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종종 쓰러지던 어머니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우리 윤주가 많이 나아지니까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제 건강 상태도 조금 좋고,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달콕라이브 달팽이가 간다 다시 보기)

 

달콕라이브 방송이 끝나고, 어머니는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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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윤주가 귀 잘 듣지도 못하고 윙 소리 나고 교수님께서 조금 더 있음 보청기 껴도 들을 수 없다 하셔서 많이 울었는데 이렇게 사랑의달팽이란 보청기 지원 담당자인 이인환 선생님과 통화가 되어 울 딸이 보청기 지원 받아 듣고 생활 잘 하고 있어 고맙고 너무 감사합니다. 소리 없는 세상에 울림을. 사랑의달팽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소리를 찾아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윤주 씨 가정에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윤주 씨 가족에게는 앞으로 넘어야 할 많은 산들이 있습니다. 그 가파른 산을 어머니 혼자서 윤주 씨의 휠체어를 밀고 넘게 할 수는 없기에, 사랑의달팽이는 계속해서 윤주 씨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주 씨 돕기 -> https://www.soree119.com/campaign/yoonju_campaign/

 

이 모금 캠페인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1차적으로 윤주 씨 가족의 생계를 돕는데 사용되고, 그 이후 모인 후원금은 윤주 씨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생활이 어려운 청각장애인 가정을 돕는데 사용됩니다.

 

더 많은 곳에 소리의 울림을 전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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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사진 | 대외협력팀 김상혁, 복지사업팀 이인환

발행 | 2021-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