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지원Story

이제 선생님 목소리를 볼 수 있어요

코로나 시대, 청각장애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선생님의 입 모양이 잘 안 보이고, 소리도 울리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알아듣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 컴퓨터가 없는 학생은 작은 휴대폰 화면에 의지해 공부해야 하는데 소리가 울리는 것에 더해 화면 속 글씨도 너무 작아 수업 내용을 알아듣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사랑의달팽이는 그런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노트북과 소보로-인공지능 문자통역 서비스 이용권을 지원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예준이(가명)도 그렇게 새로운 노트북으로 문자통역을 받으며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요. 예준이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난생 처음 선물받은 노트북, 자막이 있어서 공부가 즐거워요!

예준이(가명)에겐 보물이 있습니다. 얼마 전 사랑의달팽이가 진행한 해피빈 모금을 통해 선물 받은 노트북이 그 보물인데요. (모니터 너머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행여 지문이라도 묻으면 서둘러 쓱싹쓱싹 닦아낼 정도로 애지중지합니다.

온라인수업지원예준이_1

새로 생긴 노트북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 예준이

요즘은 계속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예준이는 매일 노트북을 엽니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 화면 아래 작은 창에 선생님의 말씀이 실시간 자막으로 뜨기 때문에 청각장애가 있는 예준이는 수시로 자막창을 확인하며 공부합니다. 이 역시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지원받은 소보로(소리를 보는 통로) 인공지능 문자통역 서비스입니다.

 

새로 생긴 노트북과 소보로가 있어서 수업을 들을 때 행복하다는 예준이. 하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예준이는 온라인 수업을 듣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동생을 위해 휴대폰으로 수업 듣던 오빠

예준이는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에 인공달팽이관 수술로 소리를 찾았습니다. 5학년이 되면 잘 들리는 귀로 수업도 마음껏 듣고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부푼 가슴을 안고 맞은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며 학교 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준이의 고민도 시작되었습니다.

온라인수업지원예준이_5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휴대폰으로 수업을 듣던 예준이.
화면이 너무 작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웅얼웅얼, 화면 너머의 선생님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고, 컴퓨터가 없어 휴대폰으로 보는 선생님의 모습은 너무 작았습니다. 소리를 아무리 키워도, 열심히 집중해서 들어도 선생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사실 학교에서 빌린 노트북이 있었지만, 예준이는 그 노트북을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하는 여동생에게 양보했습니다. “휴대폰으로 수업 듣는 거 불편하지 않아?” 묻는 엄마에게 “괜찮아.” 그저 무덤덤하게 대답했습니다.

 

예준이 남매의 엄마는 혼자 피아노 레슨으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런 엄마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일까요? 속 깊은 예준이는 불편한 게 있어도 내색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끔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휴대폰으로 수업을 듣다 보면 100% 수강 완료가 뜨지 않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께 확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한 해 동안 학교를 오가며 고생하는 예준이를 볼 때마다 엄마는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거라 서로 위로하며 1년을 보내고, 2021년이 왔지만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예준이는 수업을 듣기 위해 다시 휴대폰을 꺼내 들어야 했습니다.

엄마를 위해 전단지를 만든 효자 아들

노트북을 받은 예준이는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빌려 쓰고 학교에 돌려줄 필요가 없는 온전한 자신만의 노트북이기 때문입니다. 예준이가 노트북을 열고 처음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피아노 레슨을 하는 엄마를 위해 전단지를 손수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예준이 어머니는 언제까지고 어릴 것만 같았던 아들이 이렇게 엄마 일을 도운 게 너무나 감격스럽고 기특하기만 합니다.

온라인수업지원예준이_4

예준이가 엄마를 위해 만든 피아노 레슨 전단지

예준이는 앞으로 노트북과 소보로를 적극 활용해서 강의도 듣고, 숙제도 하고, 좋아하는 역사 관련 영상과 영화도 곧잘 챙겨볼 거라고 합니다. 요즘 예준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라는 역사 프로그램에 푹 빠졌답니다.

 

나중에 크면 엄마와 여동생이 돈 걱정하지 않고 살도록 판사나 검사와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예준이. 너무 기특하죠?

 

오늘 이야기는 예준이가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눌러쓴 편지를 함께 읽으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사랑의달팽이는 앞으로도 예준이와 같이 온라인 수업을 듣는데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온라인수업지원예준이_3
tletter_top-01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김예준입니다.
저는 2019년 11월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뒤 잘 적응해가며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방학 중에 수술을 받고 개학을 하고 나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들리는 귀로 수업받을 생각에 너무 기뻤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개학을 해도 학교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컴퓨터가 없던 저는 핸드폰으로 원격수업을 들었고 선생님께서 수업하시며 하는 말씀을 정확하게 전달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엄마께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사랑의달팽이 선생님께서 선물로 컴퓨터를 지원해주시고 동영상 강의로 잘 공부할 수 있도록 소보로(소리를 보는 통로)를 지원해주신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컴퓨터도 너무나 멋진 노트북을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소보로 사용법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엄마와 함께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사용법을 공부했습니다.
제가 스스로 설치를 하였는데 처음에는 자막이 안 나와서 엄마께서 도와주셔서 테스트를 해보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나 신기하게도 소리도 들리는데 자막에 글씨가 나왔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제는 선생님께서 말씀을 빨리 하셔도 소보로를 사용하니 편리하고 수업 영상을 볼 때 소리를 켜도 목소리가 작게 나왔는데 눈으로 글자를 볼 수 있어서 너무 편리합니다.
저에게 이렇게도 좋은 프로그램과 노트북을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랑의달팽이와 소보로 파이팅! 다시 한번 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2021년 4월 17일 토요일
김예준 드림

tletter_bottom-01-01
사본 -sound_gift_quick-1
뉴스레터_구독_사이즈 줄임
가이드스타1000

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삽화 | 박현은 일러스트레이터

발행 | 202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