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Story

이 커피는 조금 특별한 맛이 날 거예요

청각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랑의달팽이. 사랑의달팽이는 후원자, 전문가, 재능기부자,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분들의 소중한 참여로 소리없는 세상에 울림을 전하고자 하는 미션을 수행해가고 있습니다. 후원자 Story는 소리의 울림을 전하는 사랑의달팽이 정기후원자, 바로 ‘소울메이트’ 후원자분들의 이야기를 담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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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영화 ‘매트릭스’ 中-

우리는 흔히 새해 첫날이 되면 야심차게 한 해 목표를 세우곤 합니다. 영어 공부하기, 다이어트하기, 저축하기, 악기 배우기 등등등. 하지만 2020년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흐지부지된 계획들이 많은데요.

 

기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계획을 세우기는 쉽지만 꾸준히 실천하기는 어렵죠. 그런데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2년 넘게 매달 빠짐없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알고 보니 특별한 인연!

때로는 10만 원, 때로는 50만 원, 때로는 200만 원! 매달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정기기부하고 있는 김경민님인데요. 처음 인터뷰를 시작할 때는 매달 기부금액이 달라지는 이유도 궁금했고,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는 건지도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랑의달팽이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어떤 인연인지 함께 보실까요?

사랑의달팽이 : 먼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경민 후원자 : 저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입법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경민입니다. 그중에서 환경법을 담당하고 있고요. 취미는 클라리넷 연주와 커피 로스팅이에요.

 

“직접 볶은 커피를 팔아 전부 사랑의달팽이에 기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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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을 볶을 때 색이 변화하는 모습이라든지 팝핑(커피콩이 열을 받아 팝콘 터지는 것처럼 ‘딱! 딱!’ 소리를 내는 것)소리를 들으면 힐링이 된답니다. 사실 제가 볶은 커피는 주변 지인들에게 강매(?)해서 전부 사랑의달팽이에 기부하고 있어요. 제 커피를 사주시는 지인분들, 감사하고 사랑해요. 클라리넷은 8년째 연주하고 있는데 연주할 때 내 손에서 떨리는 악기가 나를 위로해주는 기분도 들고, 친구 같기도 하고 그래요.

클라리넷이 맺어준 인연

사랑의달팽이 : 사랑의 달팽이와는 어떻게 첫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김경민 후원자 : 우연히 공덕에 있는 클라리넷 공방에서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 정기연주회 소식을 듣게 됐어요. 제가 클라리넷을 좋아하기도 하고, 제가 근무하는 국회와 가까운 영산아트홀에서 열린다고 하니 호기심에 한 번 가봤다가 후원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김경민님이 말씀하신 클라리넷 공방은 사랑의달팽이에서도 자주 이용하고, 공방 사장님도 사랑의달팽이에 많은 도움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선한 인연이 돌고 돌아 이렇게 만나게 되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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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달팽이 :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이들이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걸 보고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김경민 후원자 : 클라리넷은 온몸으로 진동을 느낄 수 있고, 악기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아서 듣기 어려운 친구들이 배우기에 딱 좋은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나의 행복은 나만이 찾을 수 있으니까요.

제 월급의 일정 퍼센트는 제 돈이 아니려니 해요.

그러면 기부나 나눔이 어렵지 않더라고요.”

사랑의달팽이 : 김경민님에게 기부란 무엇인가요?

 

김경민 후원자 :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제 월급의 일정 퍼센트는 제 돈이 아니려니 해요. 교육, 양육, 장애 이런 식으로 배분을 해서 기부 금액을 정해요. 그러면 기부나 나눔이 어렵지 않더라고요. 안 하면 뭔가 남의 돈 떼어먹은 기분이랄까요. 내가 세상은 변화시키지 못하지만 어떤 아이의 인생은 조금 변화시켰지 않나 생각하면 보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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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달팽이 : 올해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김경민 후원자 : 저는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는 없어요. 제 업무를 열심히 해서 후배들에게 좀 더 깨끗한 환경을 주고 싶어요. 플라스틱 쓰레기도 줄이고 물도 깨끗이 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10월에 클라리넷 연주회가 있어서 요즘 4중주를 연습하고 있는데 연주회 때 잘해서 박수도 받고 싶고, 커피도 잘 볶아서 사람들이 맛있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김경민님이 직접 볶은 커피는 어떤 맛이 날까 궁금해졌습니다. 사랑과 나눔을 담았으니까 조금은 더 달콤하고 특별한 맛이 나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저도 강매(?) 당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각장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보니 “특별한 건 없다. 그냥 손잡고 가면 되는 것 같다”는 김경민님.  이렇게 잡은 손 하나 하나가 모여 소리 없는 세상에 커다란 울림이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이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인터뷰에 소개된 사진은 코로나-19 발생 전 찍은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