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응 지원Story

“입 모양이 보여요!” ‘투명 마스크’ 제작 현장에 가다

마스크, 청각장애인 소통의 걸림돌?

코로나-19 시국, 이제 마스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죠. 길거리에서도, 대중교통에서도, 학교와 회사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그런데 이 마스크 때문에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청각장애인 상당수는 인공달팽이관이나 보청기를 착용해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더라도 건청인처럼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화하는 동안에는 상대방의 입 모양을 읽어서(구화) 대화 내용을 파악하곤 합니다.

립뷰마스크_1 입 모양 안 보여

그런데 마스크를 쓰면 입 모양이 가려지기 때문에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듣기 어려워 난처한 경우가 생기곤 하죠. 그뿐 아니라 마스크를 쓰면 말하는 사람의 발음이 불분명해지므로 더욱 알아듣기 힘들어집니다.

 

최근에는 전국 고등학생 3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 더욱 그 문제가 커졌는데요.
전국의 청각장애 학생이 6,200명에 달하고, 그 중 상당수가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데, 교사가 마스크를 쓴 채 말을 하면 청각장애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스크 때문에 답답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수업에서 소외될 것 같다는 한 청각장애인 대학생의 고민이 신문기사로 소개되기도 했죠.
([국민일보] “마스크에 가려진 입모양, 청각장애인인 제게 요즘은…”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292798&code=61121111&cp=nv)

투명마스크로 안전하게 수업하기

그래서 사랑의달팽이와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는 ‘하늘샘치료교육센터’ 언어치료실에서 개발한 일명 ‘립뷰(lip-view) 마스크’를 만들어서 전국의 청각장애인 학생이 있는 학교에 무상배포하고 있습니다.
립뷰 마스크는 투명한 필름에 벨크로, 일명 찍찍이를 부착하고 구멍을 뚫은 일반 마스크에 붙여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입 모양이 투명하게 잘 보이기 때문에 청각장애인과의 소통이 훨씬 쉬워집니다.

립뷰마스크_2

선생님이 투명한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한다면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도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겠죠!

립뷰마스크_6

립뷰 마스크는 턱을 받치는 지지대가 있어서 입술이 필름에 달라붙지 않아 습기도 차지 않고 위생적이기도 합니다. 침이 가장 많이 튀는 필름 부분은 떼어내서 알코올로 닦고 다시 마스크에 부착할 수도 있죠.

사랑 더하기 정성은? 립뷰 마스크!

현재 립뷰 마스크 나눔을 위해 많은 분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곳에서 함께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많은 곳에서 함께 하고 있어요!

마스크 생산 기업 ‘위텍코퍼레이션’은 KF94 마스크 2만 장을 무상으로 지원했고요, 매일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가 작업장에 모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스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마스크를 만드는 작업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입장해요

입구에서 이름과 연락처, 출입 시간을 적고 코로나-19 문진표를 작성한 뒤, 체온을 재야 합니다. 손을 씻고 소독을 한 후 마스크를 끼고, 머리망을 하고, 손에 위생장갑까지 껴야 비로소 작업장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립뷰마스크_5

작업장에 가면 우선 많은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고 우와, 하고 놀라게 되는데요. 하루에만 약 40~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하니 정말 열기가 대단하죠!

 

직접 마스크 제작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 몇 분을 만나 봤습니다.

립뷰마스크_8

고인숙 님 (65세 / 자원봉사자)
오전 9시에 나와서 5시까지 봉사하고 있어요. 이렇게 보람 있는 일을 하다 보면 마음도 가벼워지고 집에 가서도 집안일을 부지런하게 하게 되고 그런 게 있어요. 너무 뿌듯해요. 이게 많이 홍보가 돼서 더 많은 곳에 공급이 되면 좋겠어요.

 

최미자 님 (65세 / 자원봉사자)
면 마스크를 제작해 대구에 보낸 경험이 있어서 이 일에도 참여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노하우가 있으면 더 쉽게 만들 수 있잖아요. 사실 이런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하면 더 좋은 곳에서 봉사할 수 있구나 하고 느꼈어요.

청각장애인의 ‘소통할 권리’를 위해…

립뷰마스크_7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다 보니 아무리 속도를 내도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마스크는 약 700여 개. 전국 학교에서 마스크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조성연 대표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조성연 대표

립뷰 마스크 제작의 최전선에서 가장 바쁘게 뛰고 있는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조성연 대표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바쁘시더라도 시간 되시는 분들은 오셔서 마스크를 같이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금은 대전에서만 만들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해서 전국에서 립뷰 만들기에 동참하신다면 더 많은 청각장애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코로나 시대, 청각장애인의 ‘소통할 권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들.

 

마스크를 기부하고, 후원을 하고, 자신의 시간을 내어 립뷰 마스크를 만드는 모든 사람을 응원합니다.

* 정기후원을 신청해 주신 분들께는 후원을 인증하는 후원키트를 드립니다.

립뷰 마스크로 모인 후원금은 청각장애인의 사회적응을 위한 립뷰마스크 사업 등에 사용됩니다.

※마스크 후원을 위한 계좌 안내※
1005-303-581423 우리은행 [예금주: (사)사랑의달팽이]

립뷰 마스크를 제작하는 방법은 하늘샘치료교육센터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ulsam379/221887269248)

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사진 | 대외협력팀 양지혜

발행 | 2020-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