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이야기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은…

책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사랑에 빠졌습니다. 1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의 이름은 마이외와 나데즈. 각기 학생들에게 미술과 음악을 가르치는 교사 커플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 사이에서 예쁜 쌍둥이 아들 샤를과 트리스탕이 태어나는데요. 기뻐하기도 잠시, 트리스탕이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청각장애 아들을 키우는 부모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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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결심했나

트리스탕의 부모는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앞두고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이 책의 배경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인공달팽이관 수술이 시행된 지 3~4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트리스탕의 부모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부작용과 위험성을 걱정합니다. 그렇지만 트리스탕에게 소리를 찾아줄 유일한 방법인 수술을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 수술로 트리스탕이 얻는 게 뭐라고 생각해?
평범한 삶이지, 우리처럼.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거, 장애에 끌려다니며 사는 게 아니라.

 

책 p100 중

 

들리는 세계와 들리지 않는 세계가 있다면, 내 아이가 두 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선택권을 가졌으면 좋겠어.

 

책 p102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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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퓨처’처럼 미래를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트리스탕의 부모 마이외와 나데즈는 아이가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학교에 갈 건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길 원한다며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트리스탕, 소리를 듣다

트리스탕은 무사히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받고 처음으로 소리를 듣기 위해 병원에 갑니다. 난생처음 소리를 접한 트리스탕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처음에는 너무 놀라 인공달팽이관 외부기기를 떼어 던져버리지만 이내 여러 소리를 들으며 미소를 짓는데요. 트리스탕에게 아버지가 물어봅니다.

 

“나 봐봐, 아빠 말이 들리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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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아빠 목소리를 들은 트리스탕

트리스탕이 인공달팽이관에 익숙해져 갈수록 트리스탕의 가족도 희망을 가지고 미래의 계획을 세울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트리스탕이 첼로를 배우는 것을 보며 아버지는 감탄합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우리 아들이 음악을 하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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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인공달팽이관은 트리스탕의 가족에게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트리스탕은 아침에 일어나면 인공달팽이관 외부기기를 착용하고 가족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길을 걷다가 옆에서 개가 짖으면 그 소리에 놀라 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끔 트리스탕은 소리를 듣기 싫을 때(부모님에게 혼나는 상황에서) 인공달팽이관 외부기기를 쏙 빼놓곤 합니다. 인공달팽이관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트리스탕의 재치에 절로 웃음이 나오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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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트리스탕 가족이 만나는 세상의 모습은 따뜻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아이의 재활 치료를 위해 근무 시간 조정을 요구한 마이외(트리스탕의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인사상 불이익을 준 직장 상사,

어느 때보다 격려가 필요했던 마이외의 호소를 ‘듣지 않고’ 외면한 직장 동료들,

말하기 연습을 하고 있는 트리스탕의 말을 ‘듣지 않고’ “네 말은 알아듣기 힘드니 수화로 말하라”고 요구한 교사,

발음교정을 위해 신형 기기로 바꿔 달라는 말을 ‘듣지 않고’ 교체를 해주지 않은 의사….

그 누구보다 트리스탕과 그 가족 가까이에 있고, 그들을 도와야 할 사람들이 귀를 틀어막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로 잘 듣지 못하는 건, 청각장애를 가진 트리스탕이 아니라 청각장애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으로 장애아와 가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세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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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외의 직장은 ‘아이’와 ‘일’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책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은 직관적인 제목 그대로, 이 책을 쓰고 그린 그레고리 마이외가 청각장애 아들을 키우면서 실제로 겪은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 난청 판정을 받았을 때의 혼란, 재활‧치료를 다니며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 통합교육에 대한 의지가 없는 학교와의 긴 싸움….
이 책의 배경은 프랑스이지만 우리나라의 부모님들 역시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청각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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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0-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