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지원Story

탄광에서 잃은 소리를 다시 찾다

사랑의달팽이는 2013년부터 매년 강원랜드 복지재단과 함께 영월, 정선, 삼척과 태백 등 강원도의 저소득층 어르신들께 보청기를 지원해드리고, 사용하시던 보청기를 무료로 점검해 드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768명의 어르신에게 보청기를 지원했으며, 올해에도 45명의 어르신께 보청기를 지원합니다.

강원도에 찾아간 사랑의달팽이

유난히 햇살이 뜨거웠던 6월 말. 사랑의달팽이는 어르신들께 보청기를 선물해드리기 위해 강원도를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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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신 어르신들은 청력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청력이 남아있는지 확인한 후 자신의 귀에 딱 맞는 맞춤 제작 보청기를 받게 됩니다. 보청기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과거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보청기를 지원받았던 분들도 보청기 점검, 수리, 청소를 받기 위해 오셨는데요. 오랜만에 뵙는 한 어르신은 사랑의달팽이 직원들에게 그동안 잘 지냈느냐며 활짝 웃으며 먼저 인사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탄광에서 잃은 소리를 다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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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가명) 어르신

난 젊은 시절 탄광에서 15년 일했어. 온종일 귀를 찢는듯한 소음 속에서 돌가루를 맞아가며 일하는 게 힘들었지만, 집에 있는 아내랑 우리 애들 7명 생각하면 버틸 수 있었어.
가는 귀가 먹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든.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안 들리는 거야. 지금은 보청기 안 끼면 앞에서 말하는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도 잘 못 알아들어.

사랑의달팽이에서 보청기 해줘서 고맙지. 오늘은 땀 때문에 보청기가 좀 고장 난 건지 잘 안 들려서 온 거야.

 

보청기를 깨끗이 청소하고 수리해드리니 어르신은 전보다 잘 들린다며 고맙다고 인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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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용(가명) 어르신

나도 탄광에서 15년 일했어. 갱에 들어가면 사방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거든. 옆 사람이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할 말이 있으면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해가면서 일한 거야. 그러다가 조금씩 귀가 점차 안 들리게 되어서 지금은 보청기를 빼면 바로 앞에서 이야기를 해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어. 한 4년 전에 사랑의달팽이에서 보청기 만들어줘서 그거 끼면 그래도 손주들과 통화도 하고 그래. 그게 낙이야.

 

어르신은 사랑의달팽이가 강원도에 보청기 수리하러 찾아갈 때마다 종종 나오셔서 반갑게 인사해주시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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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수(가명) 어르신

귀가 안 들리기 시작한 건 약 3년 전부터인 것 같아. 볼일을 보러 농협이나 면사무소에 가도 주변 소음 때문에 앞 사람이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어. 몇 번이고 되묻는 거야. 얼마나 불편해. 경로당에 가도 사람들의 말소리가 왕왕 울리기만 하지,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어. 그러니까 사람들을 안 만나지. 집에서 TV를 제일 큰 소리로 틀어놓고 보고 사는 거야. 그러다가 면사무소에서 사랑의달팽이에서 보청기 지원사업을 알려주더라고. 얼마나 고마워. 오늘 아침에 6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3시간 걸려서 왔어. 어우 힘들지. 그래도 보청기 해주니까 온 거지.

 

어르신은 그동안 심심했는데 보청기를 끼게 되면 경로당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으셨습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온 효자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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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에 한 남성분이 어머니 손을 꼭 잡고 오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어머니가 보청기 지원 대상자셨는데요. 어머니가 병원 갔다가 여기에 오려면 힘들고 시간도 안 맞을 것 같다며 보청기를 맞추지 않겠다고 하자 아들이 모시고 온 겁니다. 사실 아들도 오늘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막 퇴원한 참이었다고 하는데요. 어머니를 지극정성 챙기는 효심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더운 날 다시 먼 길을 돌아가셔야 하는 어르신들께 간단한 음료수와 간식, 손소독제를 챙겨드리니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좋아하셨습니다. 사랑의달팽이 직원들의 마음도 덩달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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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일정을 진행하면서 각기 다양한 사연을 가진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탄광에서 오래 일하느라 청력을 잃은 분도 계셨고, 우편 열차 승무원으로 일하며 기차의 소음에 계속 노출되었던 분, 어렸을 적 잘못 먹은 음식 때문에 병을 앓아 귀가 안 들리게 된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리를 다시 잘 듣고 싶다는 소망만은 모두가 같았습니다.

 

소리가 잘 안 들려 노인정에 가지 못하고, 교회에서 설교를 잘 듣지 못하고, 배우자의 말을 못 알아듣는 등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던 어르신들이 보청기를 통해 다시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를 사랑의달팽이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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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복지사업팀 이인환

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0-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