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달팽이관 수술지원Story

“100점 만점 중 80점”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하면 얼마나 더 잘 들을 수 있게 될까요?
수술한 후에 많이 아프지는 않을까요?
수술을 준비하는 동안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요?

 

자신 혹은 자녀의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앞두고 많은 분이 공통으로 가지는 궁금증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한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고, 어렸을 적에 수술한 사람은 당시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죠.

 

그런데 이러한 의문에 대답해줄 수 있는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1년 전, 동행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받은 양인우 님(37세)이 그 주인공인데요. 양인우 님의 생생하고 솔직한 인공달팽이관 수술 후기를 소개합니다.

거부했던 인공달팽이관 수술, 왜 하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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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우 님은 선천적 난청으로 인해 4살부터 보청기를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듣는 데 큰 무리 없었기 때문에 수어통역사로 일하며 병원에서 의사와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등 보람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5년 전부터 소리가 점차 안 들리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부터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잘 들리지 않아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게 어려워졌습니다. 일하는 데에도 지장이 생겨 생계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단 한 번 방법이 있는지 알아는 보자’는 어머니의 권유로 찾아간 이비인후과에서는 ‘현재로선 인공달팽이관 수술 외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평소 들었던 인공달팽이관 수술에 대한 안 좋은 소문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게 되었는데요. 그런데도 결국 수술을 결정한 이유는 뭘까요?

“수영을 못하게 된다, 머리에 철판을 넣는다…”
인공달팽이관 둘러싼 무서운 소문에 주저했지만
의사와 상담 후 오해인 걸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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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에 수영을 못 하게 된다더라, 철판을 머릿속에 넣는다더라… 무서운 소문이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머릿속에 철판이 들어간다는 게 제일 무섭고 싫어서 안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 이런 부분들을 물어보니까 하나하나 자세히 답변해주시는데 제가 들었던 소문이 잘못된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머릿속에 들어가는 임플란트(내부기기)도 직접 보니까 철판이 아니었고요. 충분히 상담을 받은 후에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하기로 했죠.”

 

막상 수술을 받으려고 하니 수술비가 걱정이 됐다고 합니다. 프리랜서로 수어 통역 일을 했지만 수입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런 차에 사랑의달팽이를 소개받아 동행복지재단의 후원을 받아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도움 되고자 만든 수술 브이로그(V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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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달팽이관 수술 Vlog 화면 캡쳐 (https://youtu.be/KsQuTtFjlAM)

“사실 수술을 결심하고 나서도 고민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수술을 하기 전까지 뭔가 정보가 없을까 계속 인터넷을 찾아보고 주변에 조언을 구했어요. 유튜브를 보면 수술, 입원 브이로그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가 많거든요. 거기에 인공달팽이관 수술 브이로그가 있다면 좀 참고하려고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양인우 님은 직접 인공달팽이관 수술 브이로그를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무섭고 걱정되는데 정보가 없으니 정말 난감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인공달팽이관 수술 브이로그가 없다면 내가 찍자고. 그러면 나중에 나처럼 수술을 앞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내 영상을 보고 도움을 받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영상에는 수술 전 입원하는 과정부터 검사하고, 수술동의서 쓰고,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고, 밥을 먹고 퇴원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인공달팽이관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한 분들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공달팽이관, 100점 만점 중 80점”

수술하고 1년이 지난 지금. 그동안 인공달팽이관과 함께 하면서 느낀 솔직한 감상을 물어봤습니다. 양인우 님은 처음에는 보청기 착용할 때와 똑같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막상 수술 후 소리를 들어보니 소리가 좀 어색하게 들려서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 지나고 6개월 지나니까 점차 보청기 착용했을 때처럼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리게 되었습니다.

 

다시 듣게 돼서 제일 반가운 소리가 뭔지 물어보자 양인우 님은 곧바로 “자연의 소리”라고 답했다.

 

“바람, 파도, 새, 물 흐르는 소리 이런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에요. 아침에 일어나면 참새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 하루의 시작도 상쾌해져요.”

못 들었던 소리 듣게 돼 행복하지만
내부기기 느낌 들어 불편할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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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수어통역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하지만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하고 불편한 점도 생겼다고 하는데요. 귀를 움직이면 귀가 살짝 당겨 내부기기가 안에 심겨 있는 느낌이 그대로 든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고 예민하게 느낄 때만 불편한 정도예요.”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있으니 인공달팽이관 수술의 만족감은 100점 만점 중 80점 정도예요. 그래도 들을 수 없던 소리를 듣고 내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일어났으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우리의 숙제는 ‘배려와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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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우 님은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했다고 해서 완전히 잘 들을 거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귀띔했습니다.

“인공달팽이관을 해도 완벽하게 들을 수는 없어요. 말을 빠르게 하면 알아듣기 어려우니까 말을 적당한 속도로 해주고 입 모양을 보여주는 등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마스크 때문에 입 모양을 보지 못해 곤란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수술 후 이제 좀 잘 들린다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던 시기, 대구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보급이 일반화되자 양인우 님은 ‘어라, 내 귀가 다시 안 좋아졌나?’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마스크로 인해 입 모양을 볼 수 없었고, 소리도 둔하게 들려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식당에서 주문한 것과 다른 음식이 나오거나 택시 타고 목적지를 기사님과 이야기하는 동안에 소통이 잘 안 돼서 엉뚱한 곳으로 간 적도 있었다며 고생담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양인우 씨는 청각장애에 대해 아직 남아 있는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푸는 게 우리 사회의 숙제라며 앞으로 청각, 언어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합니다. 사랑의달팽이도 청각장애에 대한 모든 오해가 풀리고 올바른 인식이 바로 잡힐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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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