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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골맨’ 김은우 “사랑의달팽이는 의리죠”

코미디의 황금기였던 1990년대에 명품 개그로 인기몰이를 하던 개그맨 김은우님. 숨도 쉬지 않고 빠르게 대사를 이어나가다가 갑자기 능청스럽게 양팔을 들어 올리며 “누가 나 좀 말려줘↗요↘”라고 외치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이 아직도 많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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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코미디전망대 활동 당시 모습 “누가 나 좀 말려줘요~”

그런 김은우님이 사랑의달팽이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올해로 15년째가 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Wow!)
김은우님은 아내 강민희님과 함께 매년 꾸준히 기부금을 모아 해마다 1~2명의 어린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주고 있는데요.
골프를 사랑해 ‘개그맨’ 대신 ‘개골맨(개그맨+골프)’으로 살고 있는 김은우님! 기부와 나눔 역시 골프를 통해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바쁘다 바빠, 누가 나 좀 말려줘요~

김은우 님을 만난 곳은 김은우님이 직접 운영하는 스크린골프장이었습니다. 골프장에 들어가자마자 입구와 카운터에 놓인 수많은 달팽이 저금통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는데요. 매장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입구에 이렇게 달팽이들을 전시해 놓은 것을 보니, 김은우님이 사랑의달팽이와 청각장애인을 돕는 일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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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위에 진열된 달팽이 저금통들 “안뇽? 반가워요!”

김은우님은 아내 강민희님과 함께 화사한 복장으로 맞춰 입고 사랑의달팽이 스탭들을 맞아주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어보자, 스크린골프 매장 운영부터 시작해서 골프 관련 업체들의 홍보모델로, 화장품 브랜드의 홍보이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골프 행사 사회와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 촬영을 나가지 못해 잠시 중단된 골프 프로그램 출연까지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누가 나 좀 말려줘요~”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골프하는데 김은우 모르면 간첩?!

골프 좀 친다면 모를 수 없다는 그, ‘개골맨’ 김은우님. 골프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그런 그가 골프를 시작하게 된 데에는 사실 ‘눈물 맛’ 나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TBC에서 MBC로, 다시 SBS로 옮겨가며 개그맨으로 잘 나가다가 어느 날 보니 프로그램이 없는 거예요. ‘야… 이제, 어디로 가지?’ 고민하고 있던 시기에 개그맨 이봉원 씨가 골프를 하라고 권해주더라고요. 3개월 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처음 필드에 나갔는데 93타를 쳤어요. 그때 골프 신동 나왔다는 얘기도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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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님과 강민희님 부부

그 정도면 어느 정도로 잘 치는 건지 물어봤습니다. 타수가 줄어들수록 잘 치는 건데요. 1년을 열심히 치고 나가서 99타를 쳐도 잘 치는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3개월을 연습하고 93타를 쳤으니 골프 신동이란 말 들을 만하죠!

 

지금은 나이도 먹어가고, 즐기면서 치다 보니 전처럼 실력이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필드 나가면 75타에서 79타 정도 친다고 합니다. 아내 강민희 님은 그의 골프 스타일을 두고 점수보다는 분위기를 살려주는 ‘배려하는 골프’라고 표현했는데요. 김은우님은 “너무 배려하다가 베려버리는 때가 많아요. 샷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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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님은 골프대회의 사회자로는 거의 아이돌급의 인기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 평가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대부분 사람들이 그래요.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선생님이다, 런닝맨의 유재석이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요즘 골프 치는 사람들 중 젊은 분들은 오히려 나보단 이 사람(강민희님)을 더 잘 알아보더라고요. ‘세상에 없던 골프수업’ 프로그램에 나가다 보니까 인기인이 됐어요.”

골프로 나눔의 인연을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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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자선골프대회 사회를 맡으며 사랑의달팽이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골프대회의 인기 사회자로 활동하던 2006년 어느 날, 김은우님은 가수 신효범 씨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빠, 사랑의달팽이에서 자선골프대회를 하는데 한 번만 사회를 봐줘.” 그때 아무 대가 없이 찾아와 열과 성을 다해 사회를 본 것이 인연이 되어, 코로나 때문에 대회를 쉰 2020년을 제외한 14년 동안 사랑의달팽이 자선골프대회의 사회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골프대회 사회로 봉사를 하던 어느 순간, 김은우님은 더 큰 나눔을 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나이 30도 안 된 젊은 부부예요. 아이를 낳았는데 돈 1천만 원이 없어서 아이 수술을 못 시켜주는 거예요. 그 귀한 아이를. 내 목숨을 버려서라도 수술시켜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데 1천만 원이 없는 거예요. 대출? 받을 대로 받아봤겠죠. 그래도 돈이 없는 거예요. 기관 다 찾아다니면서 알아봐도 돈이 없는 거예요.”

 

김은우님은 아내 강민희님과 함께 운영하고 있던 ‘아이러브골프’ 카페를 통해 또 다른 자선골프대회를 열어 청각장애 아동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버디값도 모으고 1만원, 5만원씩 십시일반으로 모으기 시작해 2015년부터 아동 1명분의 수술재활비로 해마다 1천만원을 기부했는데요. 2018년부터는 매년 2천만원씩, 아동 2명 수술재활비를 모아 사랑의달팽이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실 힘들죠.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때 우리가 후원한 수술비로 수술받은 아이를 만나러 갔는데 아이가 우리 말소리를 듣고 신나게 따라하는 거예요. 그걸 보니까 가슴이 울리면서 ‘그래, 또 하자’ 결심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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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아동을 만난 후엔 회원들을 위해 후기를 남깁니다

올해에는 코로나 때문에 대회 하루 전날 부득이하게 40명에게 취소 전화를 돌려야 했다고 합니다. 김은우님은 50명 안 되는 인원으로 자선골프대회를 치르며 많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아동 2명의 수술비를 모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김은우님은 기부 직후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매년 기부금을 모으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기회가 되고 건강할 때 열심히 노력해서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소리를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어려운 시기에도 나눔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값지고 빛나는 일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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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동 2명의 수술비를 기부한 김은우님과의 카톡 대화

김은우가 의리남이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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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님은 한 번 맡은 일은 끝까지 하기로 유명합니다. “나를 버리지 않는 이상 내가 먼저 안 버린다”는 그의 신조 때문인데요. 그가 그렇게 ‘의리남’이 된 데에는 감동적인 사연이 있었습니다.

 

김은우님은 라디오를 진행하던 시절, 작은평화의집이라는 장애인 생활공동체에 종종 가서 봉사를 하곤 했는데요. 당시 TV에서 “누구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삐삐 쳐줘요~”라고 말하던 대사를 기억한 장애 아동들은 그를 ‘삐삐 아저씨’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던 중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삶이 황폐해지면서 어느새 작은평화의집도 찾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11년이 지난 후에 싸이월드에 작은평화의집 원장님이 글을 쓰신 거예요. 시집을 출간하는데 혹시 기억하시면 사회를 봐주러 오실 수 있느냐고요. 아이들이 삐삐 아저씨, 삐삐 아저씨 하고 너무 찾는다는 거예요. 내가 사랑을 줬을 적에 아이들은 한 번 받은 사랑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11년이 지난 뒤에도 나를 찾지. 내가 뭐라고…
그래서 지금부터의 삶은 누가 나를 버리지 않는 이상 내가 버리지 않을 것이다, 결심하게 됐죠.”

 

김은우님은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작은평화의집에 방문을 할 수 없지만 종종 원장님과 안부전화하며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은 인생이 기대됩니다. 왜? 나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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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님과 강민희님 부부는 기부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 역시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감사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됐어요. 누군가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건이라는 게 감사해요. 나의 미미한 도움 하나가 세상을 확 바꾸진 않겠지만 하나하나 모이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제 삶에 대한 감사를 느끼게 됩니다.”

강민희님

 

“제가 봉사 나가서 독거노인 어르신 만나면 ‘아이구 어머니,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라고 살갑게 대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이 사람(강민희님)이 저를 부르더라고요. ‘당신은 어쩜 그래? 남의 어머니한테는 친절하면서 자기 어머니한테는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안 해?’ 이렇게 말하는데 순간 제 머리를 탁 치는 충격을 받았어요. 내가 달라져야 하는 게 이거구나. 봉사, 사랑이라는 게 꼭 힘들고 어려운 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옆에, 가까운 곳 먼저 돌아봐야 하는 구나.”

김은우님

 

김은우님은 사랑과 봉사를 통해 자신의 삶이 달라졌고,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앞으로 남은 인생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블루피쉬의 CEO인 스티브 심스는 풍요로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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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님과 강민희님 역시, 주변을 보살피고 사랑하고 지지함으로써 진정한 풍요로움을 느낀 것이겠죠. 그래서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기대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일 테고요.

 

김은우님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언제나처럼 넘치는 에너지를 간직할 수 있는 건 그 풍요로움 때문이 아닐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김은우님과 강민희님의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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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영상편집 | 대외협력팀 김슬기

사진 | 복지사업팀 신정현

발행 | 20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