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스토리

사소한 듯 사소하지 않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회 속 배려

청각장애인_배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소리’가 있습니다. 아침에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하차 안내 방송을 듣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 하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소리로 시작해서 소리로 끝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겠죠.

하지만 이렇게 일상적인 소리를 잃고 살아가는 청각장애인은 소리로 들어오는 정보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생활 곳곳에서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보조 기기나 서비스가 있는데요. 이러한 것들 중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선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청각장애인의 불편함을 가려운 곳 긁어주듯 해소해주는 것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달력’

장애인을 위한 달력, 이라고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세요?

보통은 점자가 있는 시각장애인용 달력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달력’이 만들어져서 청각장애인들이 크게 반겼던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수화 달력을 만들어 관내 청각장애인에게 배부했던 사례인데요. 청각장애인에게 수어 달력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자나 숫자보다 먼저 수화를 배우고 익힌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비장애인들이 쓰는 한글이나 아라비아 숫자 등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회 생활과 교육 기회에 대한 제한으로 청각장애인의 문맹률은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2017, 건보공단 | ‘청각장애인 위한 검진안내 수화언어 콘텐츠 제작’ 기사 내용 참고)

수어달력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숫자보다 수어에 익숙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달력 날짜에 수어를 넣었습니다. 구청에서는 예상 외로 청각장애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돼 그동안 수어 달력이 절실하게 필요했음을 실감했다고 합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여러 가지 서비스 중에서도 이렇게 실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필요를 충족했다는 점에서 좋은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정확한 발음을 알려주는 ‘바름’

소셜벤처 ‘딕션’의 전성국 대표가 개발한 서비스 ‘바름’은 청각장애 2급을 가진 전 대표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앱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문자의 표기법이 아닌 발음 자체를 안내해 주는데요. 예를 들어 “밥 맛있게 먹었어?”를 실제 발음인 ‘밤 마시께 머거써?”로 표기해 청각장애인의 발음 연습도 도울 수 있도록 합니다.

바름_

‘바름’ 애플리케이션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고 대화를 이해하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발음 연습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각장애인 입장에선 글로 말을 배우더라도 실제 발음이 어떤 식으로 되는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은데요. 바름 서비스는 발음을 들리는 그대로 표기해 주면서 발음 교정에 도움을 주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외국인에게도 유용한 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소통의 길을 열어주는 ‘입이 보이는 마스크’

작년부터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시대에 이제 생활의 필수품이 된 마스크. 이런 마스크가 주는 답답함도 큰 불편함이지만, 마스크로 인해 소통의 장벽이 생긴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청각장애인인데요.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입모양과 표정이 가려지면 대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에게 상대방의 입모양은 정말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립뷰투명후기_1

이런 상황 속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입이 보이는 마스크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사랑의달팽이에서도 ‘립뷰 마스크’를 만들어 청각장애인 가정 및 학교 그리고 필요를 원하는 기관 등에 배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립뷰마스크’는 하늘샘치료교육센터에서 개발해 상표권 등록 및 특허 출원 중이며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와 사랑의달팽이에서 제작 및 배포를 진행하였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통화 인사말 서비스

KT에서는 청각장애 안내 서비스인 ‘링투유 인사말’ 서비스를 출시했었는데요. 이 서비스는 발신자에게 수신자가 음성 통화가 어려운 고객임을 알려주는 인사말을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전화가 오면 주변에서 대신 받거나 통화 거절 문자를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KT링투유

KT 링투유 서비스 소개 영상 | 출처_KT 유튜브

링투유 서비스를 통해 발신자는 통화 연결음으로 수신자가 전화를 받기 어려우며, 문자로 연락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 받을 수 있는데요. 이렇게 생활 속 작은 불편함을 발견해 통신 서비스로 해결해 가려하는 모습에서 장애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텍스트로 소리를 알려주는 자막들

요즘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기는 매체가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입니다. 유튜브가 대세 미디어가 되면서 영상을 통해 재미뿐만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소식을 접하는 일이 익숙해 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상 매체는 청각장애인에겐 높은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요. 비장애인들에게도 소리 없이 영상을 본다는 것은 꽤 답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실시간자막

실시간 방송 중 실시간 자막을 제공했던 사랑의달팽이 9월 9일 귀의 날 행사

자막

청각장애인의 영상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사랑의달팽이 영상에는 BGM 설명과 자막을 삽입합니다.

그래서 영상 자막을 통해 말 소리를 보여주고, 다양한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자막의 용도가 청각장애인을 위한다기 보다 영상 시청의 편리함을 높여주는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기존 배리어프리 영화에서 사용하던 형식의 자막을 일반 영상에서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영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영상에 흐르는 음악의 분위기나 상황 등도 자막을 통해 제공하는 일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더욱 배려가 넘치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장애에 대한 시각 변화를 담은 이모지

스마트폰으로 대화할 때 자주 사용하는 이모지는 단순한 재미 요소를 떠나 글쓴이의 감정과 행동을 표현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나아가 인종과 성별, 장애를 뛰어넘는 하나의 사회적 메시지도 주기 위해 다양한 이모지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인공와우_이모지_

보청기(좌)와 수어(우) 이모지를 선보였던 애플 | 출처_emojipedia.org

이런 이모지가 점차 다양화 되고 있는 이유는 이제 장애란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이해하고 배려하며 함께하는 것이란 메시지를 전해주기 위함입니다. 나의 장애를 마치 나의 잘못 때문에 생긴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를 허물고, 장애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변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개해 드린 것 외에도 찾아 보면 다양한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배려가 돋보이는 사례도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동안 비장애인 입장에서 막연히 생각하던 수혜적 복지 개념이 아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소수를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동정이나 배척의 시선에서 벗어나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배려해 가는 사회. 앞으로도 모든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다양한 편의 서비스들이 많아져 장애와 비장애가 어우러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후원하기
가이드스타1000

글 | 대외협력팀 김상혁

정리 |대외협력팀 김슬기

발행 | 2021-02-19